11년간 경제부처 퇴직자 573명, 11개 대형 로펌·회계법인 등으로 이직
-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123명, 삼일 회계법인은 66명 영입
- 한국은행 출신 이직자 196명으로 가장 많고, 금융감독원 출신 173명으로 뒤를 이어
- 퇴직 전과 비교해 연봉도 수직 상승, 연봉상승률은 금융위 출신이 최고
- 2022년 한 해 동안 102명이 이직, 2023~2024년에도 80명대 이직
지난 약 10년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8개 경제 관련 부처에서 퇴직한 공직자 중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에 가장 많이 취업한 곳은 한국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관련 부처 퇴직 공직자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였다. 문제는 퇴직 공직자들이 민간 분야로 옮긴 뒤 보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관료 출신 인사들이 과도한 전관예우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금천구)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등 8개 경제 관련 기관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6개 로펌과 삼일 회계법인을 비롯한 4대 회계법인 등 총 11개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으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는 총 57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퇴직 공직자를 영입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해당 기간 123명을 영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는 삼일 회계법인 66명, 삼정 회계법인 58명 순이었다.
이직한 기관별로는 한국은행이 196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감독원 173명, 공정거래위원회 65명, 국세청 59명, 기획재정부 37명, 금융위원회 28명 순이었다. 한국은행 출신들의 경우는 196명 중 167명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했지만 금융감독원의 경우 173명 중 144명이 로펌으로 이직해 기관별 차이를 보였다.
경제 관련 기관에서 대형 로펌과 대형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후 퇴직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이 수직 상승했다. 기획재정부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세종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2억 9,223만 원이 올랐고, 금융위원회에서 퇴직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퇴직 전과 비교해 4억 3,440만 원이 올랐다. 국세청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옮긴 공직자들의 경우 6억 7,851만 원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금융위원회 출신들의 연봉 상승률이 약 401.9%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국세청 출신들의 연봉상승률은 약 304.1%, 기획재정부 출신 연봉상승률은 약 221.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도별 이직 인원을 살펴보면 2014년 5명에 불과하던 이직자는 2022년에는 102명으로 급증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도 8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기상 의원은 “경제부처는 기업에 대한 조사나 규제 권한을 가진 만큼, 퇴직 이후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서 활동할 때 공직 경력이 기업의 이해관계와 맞닿을 소지가 있다”라며, “취업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공직윤리가 훼손되지 않도록 이해충돌 및 전관예우 관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